그들의 기쁨은 고객의 고통이다
여기서 투자상담사라고 하면 고객과 상담하는 은행 직원들을 일컫는다. 그들은 고객에게 일반적인 투자 전략을 가르쳐 주며 특정한 주식, 채권, 펀드 등을 추천한다. 이들은 전권을 가진 머니매니저가 아니므로 고객과 상담하고 합의를 한다. 고객은 이를 통해 투자를 통제할 수 있으며, 상담을 하면서 상담사를 더 잘 알 수 있다. 겉보기에는 그렇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모든 브로커와 투자상담사들은 고객과 이익 갈등을 겪고 있다. 투자상담사들은 실적을 올려야만 돈을 벌 수 있는데, 이것이 결국 고객에게는 부담이 된다. 그들의 입장에서는 가능하면 고객들이 더 많이 사고 팔기를 원한다.
모든 사고 파는 행위에 붙는 수수료가 바로 그들의 수입이기 때문이다. 만약 이런 사고 파는 행위가 없으면 그들의 수입도 없다. 독일에서는 이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는것을 막기 위해 투자상담사들이 일정한 월급을 받고 있다. 그래도 승진하려면 실적을 늘려야 하기 때문에 간접적으로는 미국 투자상담사들과 같은 갈들을 느낀다.
구체적인 예를 보자. 한 고객이 1천 주의 IBM 주식을 가지고 있다. 그의 투자상담사는 주가가 계속 올라갈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서 고객에게 계속 가지고 있으라고 한다면 자신의 이익이 없다. 그래서 그는 IMB 주식을 Compaq 주식으로 바꾸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한다. 그러면 수수료를 챙길 기회가 팔 때와 살 때 두번 생기기 때문이다.
나 역시도 2차 세계대전 전에 오랫동안 투자상담사로 일해 왔으므로 이들의 생리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그 때문에 나는 투자상담사에게 높은 점수를 주지 않는다. 대부분의 투자상담사들은 그저 빨리 돈을 버는 데에만 관심이 있다. 고객을 늘리고 장기적인 만족을 생각하며 일하는 사람은 극소수이다.
나는 이제까지 70여명의 투자상담사, 그릭 기관투자가들과 함께 일해 왔는데 평균 다섯 명 중 한명만이 신뢰할 만 했다. 나는 대부분 투자상담사의 조언과 정반대로 실행했다. 유명인 노래인 "오스카는 알지만 말하지 않아"를 나는 내식으로 가사를 바꿔 "투자상담사가 말을 하지만 난 몰라" 라고 부른다.
자산관리사 : 머니매니저 중의 재단사
성실한 자산관리사는 투자상담사가 겪는 이익 갈등을 겪지 않는다. 그들 수입의 대부분은 성과에 따른 수익에 의해 결정된다. 고객이 벌면 그 역시 벌며, 고객이 잃으면 그 역시 수익이 없다. 투자의 성공에 비례해서 임금이 결정될수록 바람직한 것이다. 자산관리사는 과거의 자산관리사, 즉 유대인 은행가들이 했던 역할을 하고 있다. 자산관리사는 고객을 개인적으로 알고 있고, 그의 친구나 애인에 대해서도 알고 있다.그리고 그들은 소심한 할머니, 아이들이 딸린 가장, 자본이 많은 젊은 친구들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다룬다.
왜냐하면 어느 투자가 좋으냐 그렇지 않으냐 하는 것은 투자 방식뿐만이 아니라 투자자에도 달려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나는 투자에 대해 추천할 때 일률적인 방식으로 투자를 권하지 않는다. 조언을 원하는 사람이 있으면 먼저 그 사람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
현재 은행에서는 창구에서 일반 상담을 하고 개별적 업무는 많이 후퇴했다. 은행은 '기성 투자 품목' 을 판다. 이외 비교하면 자산관리사는 '맞춤 재단사'인 셈이다.